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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굳은 지는 다 의외라는듯이 소년의 쥐고선행을 베풀고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 사람을 위해 특별한 편지를 쓴 초등학생들이 있습니다.■ "편지에 뭐라고 썼어요?"
편지를 쓴 주인공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9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양벌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다가가 "편지에 뭐라고 썼어요?"라고 물었습니다.
특별한 편지를 쓴 양벌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장님처럼 어려운 사람한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사장님처럼 멋진 차상위계층 조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왜 사장님에게 편지를 썼어요?"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노숙자에게 양말과 구두를 줘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남에게 선행을 베푼 이야기에 감동해서 편지를 쓴 걸까요? 아니요.
더 깊은 뜻이 있었습니다. 비씨카드 바로 '위로'와 '응원'이었습니다.
■ 삶의 의지 찾아준 선행
학생들이 '사장님'이라고 부른 사람은 대전에서 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이 사장은 지난 10월 22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연을 하나 올렸는데,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농협대학 등급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사연
비 내리던 날, 한 노숙자가 맨발 상태로 매장에 잠시 들어왔다가 구경만 하고 나가는 걸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장은 곧바로 밖으로 나가 그를 다시 개인회생 연체 불러들였고, 매장에 있던 양말과 운동화를 선물해 줬습니다.
이를 계기로 삶의 의지를 되찾은 노숙자는 며칠 뒤 말끔한 모습으로 매장에 다시 찾아와 "증명사진도 찍고, 주민등록증도 재발급받겠다"고 전했습니다.
말끔한 모습으로 매장에 다시 찾아온 노숙자
국민은행마이너스통장이율
"돈 벌어서 신발값도 갚으시겠다는 걸 선물이라고 저는 괜찮다고 말씀드렸어요"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선한 영향력'에도 곱지 않은 시선
해당 사연은 퍼지고 퍼져 여러 언론을 통해 훈훈한 미담 사례로 보도됐습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사장님 마음이 천사다", "한 사람에게 희망을 신겨 줬다", "복 받으실 것"이라며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습니다.
"노숙자에게 선행을 베푸니까 일 안 하고 게을러지는 거다"
"선행은 말없이 하시길"
"매장 홍보하려고 스스로 제보한 거 아냐?"
사장은 처음엔 '선한 영향력' 취지에 공감해 언론 인터뷰에 응했지만, 이런 '악플'이 심심치 않게 보이자 결국 취재를 거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이야기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반전이 있었습니다.
양벌초등학교 도덕 담당 오예지 선생님
양벌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도덕을 가르치고 있는 오예지 선생님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해당 사연을 접한 겁니다.
■ "용기를 드리기 위해 편지를 쓰는 게 어때?"
뉴스 영상을 수업 교재로 자주 활용하고 있는 오예지 선생님.
11월 둘째 주에 '생명 존중'과 관련하여 해당 옷 가게 사장의 선행을 소개하던 중 학생들에게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그냥 물건을 기부하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삶의 의지를 갖게 해준, 훌륭한 일인 것 같아"
"우리가 사장님한테 악플 같은 거 신경 쓰지 마시라고,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편지를 쓰는 게 어떨까?"
뉴스 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도덕 수업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 혹시나 편지를 쓰기 싫어하면 어쩌나 선생님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의외로 편지지에 글씨를 가득 채우며 정성을 들였고, 이 모습을 본 선생님은 "정말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옷 가게 사장에게 쓴 편지들
편지를 쓴 아이들에게 "사장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요?"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악플 다는 사람들은 사장님을 질투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뭐라 할 때 신경 쓰지 마세요"
"너무 마음속에 깊이 담지 마시고 선행을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사장 울린 초등학생들의 마음
편지를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이 실제로 전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휴일에 직접 차를 몰고 대전까지 가서 이 특별한 편지들을 전달한 겁니다.
옷 가게에 편지를 전달하는 오예지 선생님
꿈에도 생각지 못한 상황에 사장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사장님처럼 마음이 따뜻한 분을 본받고 싶어요", "사장님 힘내시고 정말 존중해요" 등 순수한 글귀가 사장의 마음을 울린 겁니다.
"그저 일상 공유 차원에서 올린 글이 화제가 됐는데, 다른 시선으로 보는 댓글들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죠"
"그러던 중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서는 마음이 치유가 됐습니다"
선생님은 매장 방문 당시 아르바이트생만 있었던 터라 사장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 언론을 통해 사장이 편지를 받고서 감동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줬습니다.
"너희가 직접 편지를 써서 그걸 전달함으로써 사장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됐어"
"마음속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행동으로 실천하는 게 이만큼 중요하단다"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따뜻한 마음이 돌고 돌아 처음 선행을 베풀었던 사장에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느꼈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까요?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학생들
"선한 행동을 하고, 베풀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고 싶어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약한 자나 강한 자 가리지 않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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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기자 (silentcam@kbs.co.kr)